"Tannoy","아날로그",그리고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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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이야기

"아날로그(Analogue)로 음악을 듣는 이유"[Tannoy Sound].

chocho(조)의 탄노이(tannoy) 2015. 5. 20. 21:36

 

 

오디오에 대해 잘모르는 주위의 지인들로 부터 "아날로그"로 음악을 듣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을 하지만, 잘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탈의 차이를, 이곳저곳에서 찾아봐도 적당한 답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아날로그(analogue)는 어떤 자료를 '길이', '각도' 또는 '전류'와 같이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들을 물리량으로 나타내는 일. 자동차의 속도를 바늘의 각도로 표시해주는 속도 측정계, 수은주의 길이로 온도를 나타내는 온도계, 상대적으로 얕게 패이거나 깊게 패인 여러 홈들과 바늘의 마찰로 인해 녹음된 소리가 나오는 음반(LP)이 아날로그의 예이다. 디지털에 대비되어 쓰인다.

우리가 거시적인 자연에서 얻는 신호는 대개 아날로그이다. 이를테면, 밝기, 소리높낮이크기, 바람세기 등이 있다.

그러나 미시적인 자연 현상은 디지털의 개념에 가깝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신경은 신경 다발이 몇 개 자극되는가로 신호의 세기를 느낀다. 더 근본적인 단계에서 양자 역학에서 에너지가 양자화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빛의 세기도 알고 보면 광자가 몇 개 들어오는가로 빛의 양을 알 수 있다.-

위 글은 아날로그에 대한 백과사전의 내용 입니다.

 

아날로그를 듣기위한 위사진 상의 장비(턴,승압,포노)만 해도 족히 천만원은 넘습니다. 매니아가 아닌분

들이 이해 하기가 쉽지않을것 입니다.

그런데도 이것으로, 구하기도 쉽지않은 lp를 구입해서 듣는 이유는, 옛것에 대한 추억이 그리워서도 아니고,

古 미술품을 모으듯 가치의 상승을 바라서도 아닌, 한마디로 말해서 "아날로그"를 듣기위함 입니다. 

디지탈에 비해 거친듯 투박한듯 매끄럽지 않은 음색이 사람의 감성을 더욱더 자극하는것이 아닐까요?

 

언젠가 똑같은 음반이(김추자:"눈이내리네") 있어 lp외 cd를 동시에 들어 본적이 있었는데, cd는 音의 아래 위

를 적당히 잘라낸듯 매끄러운 반면에 ,lp는 音의 높낮이가 자유로워 거친듯 하지만 가수의 감정이 살아있어

호소력 있게 들렸습니다. 아날로그는 사람의 가청능력 이상의 음역을 만들어 내는게 아닐까요?

 

피아노 소리의 길게 이어지는 여음이나, 심포니에서의 넓게 울려 퍼지는 음장감은 아날로그가 훨씬 실연에

가까운 감흥을 느끼게 합니다. 

 

아날로그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장비나, 기기, 혹은 연결케이블에 따라서 음악성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tannoy 등과 같은 높은 음압의 민감한 유닛일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어떻게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살아있는 음악을 듣기위한 인간의 감정이 자연에

가까운 아날로그 소리로 다가가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 됩니다.

<아날로그로 듣는 소리! "비발디" '사계'중 "봄">

 

<채널 예스>

-왜 lp로 음악을 듣는가?-

LP로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그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음색에 늘 감동한다. 편리하고 용이한 디지털 음악이 들려주지 못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무한히 느끼는 것이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에 매료된 사람들은 더욱 고집스럽게 좋은 음악을 찾아 헤맨다. 사양의 길을 걷는 듯 했던 LP가 놀랍게도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LP가 주는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 때문일 것이다. LP에서만 들을 수 있는 독보적인 소리 말이다.

 

지난 4월 7일, 예스24가 예술의전당과 함께 주최한 ‘클래식 LP 신보 감상회’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LP로 듣는 명음반에 대한 기대로 클래식 애호가 200여 명이 자리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KBS 1FM <명연주 명음반>의 진행을 맡고 있는 정만섭 음악 평론가가 설명을 더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는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덕에 음악과 소리, 음반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다. 특히 감상회 마지막 차례에 무소르그스키(Mussorgsky)의 `‘전람회의 그림’전곡을 감상했는데, 이 앨범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지휘자 르네 라이보비츠가 지휘한 숨겨진 명반이었다.

 

 

왜 LP인가?

먼저 정만섭 평론가는 “나름대로 소명감을 갖고 나왔다”라고 말하며 “LP로 편안하게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편안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LP를 감상하기에 앞서 LP가 좋은가, CD가 좋은가에 대한 논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CD 나온 것이 벌써 80년 대 초반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LP보다 더 오래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몇 십 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새로 LP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 설명하는 것보다 이런 사실 자체로도 LP가 큰 매력이 있다는 반증 같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는 LP가 왜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이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새로이 관심을 일으키며, 어떻게 LP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느냐로 판가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약 10년 전부터 새로 LP를 내는 레이블이 생기더니 LP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젊은 계층까지 LP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해답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런 자리를 빌어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정만섭 평론가는 무엇보다도 LP의 기술적인 특장점, CD와의 비교 등에 대해서는 다 잊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아날로그도 있고, 차가운 아날로그도 있어요. 차가운 디지털도 있지만 따뜻한 디지털도 있죠. 꼭 한 군데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CD의 엄청난 공세 속에서도 LP가 살아남고, 새로 음반이 발매되고, 이런 것을 보면 그 자체에 뭔가 이론적으로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LP의 매력이란 무엇일까.

 

“LP는 리모컨이 없죠. 일단 걸어놓으면 될 수 있는 한 끝까지 듣게 돼요.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일어나서 다른 음반 걸면 되지, 하시지만 오디오 듣는 사람들이 게으르잖아요.(웃음) 그냥 듣죠.”

 

그만큼 LP에는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 아주 예민하고 섬세하므로 소리가 안 나면 뭔가 정성을 들이게 한다. 바로 그런 점이 가장 큰 LP의 매력이자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라고 정만섭 평론가는 말했다.

 

LP를 잘 모르는 사람들마저도 LP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무엇보다 음질에 대해서 많이들 얘기한다. CD 제작의 기술적 이유를 들어 근본적으로 LP와의 비교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만섭 평론가의 생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디지털은 엄밀한 의미에서 소리를 잘라먹은 것이다, 그러므로 차이가 나지 않겠느냐, 그것도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사람 귀에 현미경을 단 것도 아니고 세밀하게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죠. 그걸 CD도 많이 보완했기 때문에요.”

 

오히려 그는 LP에도 고품질의 LP가 있고, 그렇지 않은 LP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찾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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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 ‘아날로그 프로덕션(Analogue Productions)’

정만섭 평론가가 들려주는 클래식 LP 감상회는 레이블별로 소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첫 번째 차례는 아날로그 프로덕션(Analogue Productions)의 타이틀로 구성한 목록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새로 나오는 새 LP를 꾸준히 구입해왔지만 최근까지도 들어본 결과, 아날로그 프로덕션의 LP를 추천합니다. 저는 그 회사와 아무 관계없어요.(웃음) 미국 LP의 황금시대(1957~1962, 5년간을 지칭)의 최고를 ‘리빙 스테레오(미국 RCA사의 전설적 레이블)’로 보는데, 지금까지 리빙 스테레오를 복각한 수많은 LP가 있지만 그 LP보다는 적어도 확실하게 뛰어난 LP를 만들겠다고 해서 나온 음반들이 아날로그 프로덕션의 LP들입니다. 24장을 목표로 현재는 절반정도 나왔어요.”

 

소개할 음반들을 듣기 전에 ‘리빙 스테레오’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 훨씬 음악을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다.

 

“1957년부터 1962년 사이가 왜 중요한 시기였느냐면, 그 시기에 대가들이 아직 살아있었거든요.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 프리츠 라이너(Fritz Reiner), 하이페츠(Jascha Heifetz) 이런 사람들이죠. 그 시기 이후 모두 세상을 떠났어요. 그런 엄청난 대가들이 최고의 원숙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공교롭게도 그 시기와 맞아 떨어진 거예요. 리빙 스테레오는 운도 좋았는데, 스테레오가 54년부터 가능해졌지만 마이크 셋팅을 어떻게 하느냐가 엔지니어들의 관건이었어요. 운 좋게 나중에 레퍼런스가 되는 형태를 잡아낸 게 리빙 스테레오예요.”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당시 음반 업체의 큰 화두였다. 마이크를 3개를 사용하여 녹음하는 방식을 운 좋게 처음 찾아낸 곳이 바로 RCA사의 리빙 스테레오였다. 이는 현재의 스탠다드로 정착된 방식이다.

 

정만섭 평론가는 전쟁을 통해 스테레오 기술이 발전하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덧붙여 설명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의 음파 탐지 기술이 전쟁 후에 오디오 기술로 전수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음향 기술은 전쟁 이후 비약적인 발전했다. 음악과 사회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아날로그 프로덕션은 그들 레이블만이 갖고 있는 회사 소유의 공장에서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테이프만을 사용, 정확하고 세밀한 제작공정을 거쳐 음질이 뛰어난 LP를 내놓기로 소문난 레이블이다. 사운드 홀도 깊고, 그루브도 좋고, 버진 비닐을 사용해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가 거의 없는, 명반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부연 설명이다.


“요즘 LP를 의심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아날로그 프로덕션’의 음반을 가져보십사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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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감상한 곡은 천일야화를 주제로 림스키 코르사코프(Rimsky-Korsakov)가 작곡한< Festival at bagdad: the sea> 라는 곡이었다. 마지막 배가 난파되는 부분을 연주한 부분을 들었다.

 

“큰 음량에서도 LP가 자연스러워요. CD를 큰 음량으로 들으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LP는 그런 느낌을 상당히 적게 줍니다.”

 

큰 소리 중에서도 특히 현악기의 소리를 담기에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현악기에 관한 정만섭 평론가의 짧은 멘트가 이어졌다.

 

“첼로나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 계통, 특히 방송을 해보니까 우리나라 분들은 피아노보다는 압도적으로 현악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좀 구성지죠.(웃음) 샵, 플랫되면서 슬라이딩이 가능하니까 그런 데서 오는 애틋함, 이런 것들 때문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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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바로 야사 하이페츠(Jascha Heifetz)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우는 바이올린 소리는 자리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깊이를 전해주었다.

 

다음 감상할 음반은 LP의 저음 실력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라 소개한 정만섭 평론가는 “처음에 리빙 스테레오의 엔지니어들이 오르간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어떻게 저음을 잡을 것인가, 별 짓을 다 했대요. 들어보면 처음에 저음 깔리는 소리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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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들과 들은 곡은 프리츠 라이너(Fritz Reiner)의 <슈트라우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 관계 탓에 30분가량 되는 곡이지만 도입부의 저음 부분만 들어보았다. 짧지만 강렬한 저음과 풍성한 소리가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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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뮌시(Charles Munch)는 리빙 스테레오의 혜택을 많이 본 지휘자다. 황금기에 좋은 소리를 잘 만난 리빙 스테레오의 주인공 중의 주인공이라고 정만섭 평론가는 설명했다.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 3번>이 곧이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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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번 LP 감상회의 압권은 폴란드 출신의 지휘자 르네 레이보비츠(Rene Leibowitz)의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이였다. 이 곡을 향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30분 동안 전곡을 다 듣기로 했다.

 

“LP 사운드의 정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르네 레이보비츠라는 사람을 잘 모르는데요. 몇 년 전에 레이보비츠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한 것이 소개되어 전시까지 한 일도 생겼지만, 정작 레이보비츠가 남긴 것은 슈만과 그 외 몇 곡이 있고요. 진짜는 ‘전람회의 그림’과 ‘민둥산에서의 하룻밤’입니다. 특히 음악 자체가 그로테스크하고 표현력을 극대화한 작품이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무소르그스키(Mussorgsky)가 아마추어 작곡가였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러시아적인 작품이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라고 얘기를 해요.”

 

정만섭 평론가는 전해들은 스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사람에게 어느 스님이 아주 훌륭한 오디오가 있으니 들어보자고 했다. 스님을 따라 갔더니 산중에 휴대용 CD 플레이어 하나, 컴퓨터용 스피커 한 대만 있었다고 한다. ‘오디오는 공간’이라고 말하는 정만섭 평론가는 턴테이블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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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오후 7시 30분,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 예스24가 주최한 클래식 LP감상회가 열렸다. 2015년부터 정기적으로 열린 이 행사는 특정한 주제로 엄선된 LP 음반을 들을 수 있다. 정만섭 음악평론가와 함께 리이슈(reissue) 음반을 중점적으로 다룬 2월 행사에 이어 이번에는 아날로그포닉(ANALOGPHONIC) 레이블에서 나온 음반을 듣는 시간이었다. 아날로그포닉 최우석 담당자와 이번 감상회에 사용된 전축을 만든 별표전축의 이승목 사장도 함께했다.


정만섭 음악평론가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 음악감상회 목적에 맞게 음악을 집중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사는 아날로그포닉과 턴테이블 소개 후 계속해서 음악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가을을 알리는 비와 함께 오디오가이에는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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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포닉, 즐길만한 음반을 만들자


아날로그포닉은 CD와 LP유통을 위주로 한 C&L레이블의 신규 레이블이다. 리이슈와 재발매에만 그치지 않고 오디오 마니아들이 충분히 즐길 만한 퀄리티의 음반을 제작하는 걸 목표로 한다. 최우석 담당자는 음반을 듣기 전 아날로그포닉만의 장점과 특성에 관해 설명했다.


최우석 아날로그포닉 레이블을 시작한 이유는 클래식 음반만 전문으로 발매하는 레이블이 없기도 하고, 시장이 작다 보니 타이틀 수가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해외와 국내 음악적 취향도 차이가 있다보니 저희가 직접 기획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음반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제작하는데, 하나는 아날로그로 녹음된 테이프를 다시 아날로그로 만드는 방법과, 80년대 이후 디지털로 제작해 한 번도 LP로 제작되지 않았던 음반을 만드는 방향입니다. 다른 음반사와 달리 아날로그포닉에서는 음반이 어디서 제작되었고, 어떤 스투디오에서 어떤 엔지니어가 작업했는지 다 밝히고 있습니다. 제작한 장소나 커팅한 엔지니어에 따라서 사운드가 많이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에 쓰인 턴테이블은 ‘별표전축’에서 만든 기기였다. ‘별표전축’을 만든 이승목 사장은 기존에 해외에서 수입한 턴테이블은 가격장벽이 높은 경우가 많아 슬로베니아에 있는 턴테이블 제조회사와 계약을 맺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해외에는 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전축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이엔드 턴테이블과 비교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게 많이 노력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이승목 생업으로 디지털 오디오를 주로 만들지만 저도 집에서는 아날로그로 많이 듣습니다. LP 붐이 일어나면서 음악 애호가 분들이 아날로그 턴테이블을 구하려고 해도 가격이나 기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많이 문의하신 게 계기가 되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5월부터 진행했는데 한 열명 정도 같이 참여하셔서 첫 번째 프로젝트는 마감되었고요. 들어보시면 기존에 듣던 턴테이블과 많은 차이를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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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음질, 뛰어난 가성비

 

감상회 목록에는 총 8개의 LP가 올라왔다. 첫 번째로는 요안나 마르치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한 브람스와 멘델스존, 모차르트,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차례차례 들었다.


정만섭 이전에 EMI음반이 많이 나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르치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몇몇 애호가가 열성적으로 소개해서 그나마 나중에 본격적으로 마르치의 진가가 나타났습니다. 이전에는 음반이 별로 없었는데 어느 음반사 사장님이 방송국에서 레코딩한 음원도 찾아내는 등 열심히 발굴해 지금은 이전에 비하면 많이 있는 편이죠.


마르치 앨범을 한 마디로 하자면 고혹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피아노 같은 악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바이올린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아요. 피아노가 논리적인 악기라면 바이올린은 정서적인 악기에 가깝죠.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귄터 발트 지휘자와 함께 녹음했습니다. 귄터 발트의 모던한 해석이 마르치의 바이올린과 어우러져서 상당히 감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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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a Martzy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Johannes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77) 요한나 마르치, 귄터 반트

 

정만섭 마르치는 자존심이 센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여담이지만 EMI의 프로듀서였던 윌터 레그가 마르치에게 접근하자, 마르치는 과감하게 거절하고 연주를 안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프로듀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EMI에서 음반이 나오는데 많은 지장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스테레오 레코딩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도 합니다.


이어서 들려드리는 맨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음반은 재밌는 기획입니다. A면에는 요안나 마르치가, B면에는 이다 헨델이 같은 곡을 연주했어요. 20세기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를 같은 음반에 넣었더니 확연하게 스타일이 차이가 납니다. 이다 헨델은 조금 어두운 느낌이라면 저는 개인적으로 마르치 쪽을 더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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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a Martzy / Ida Haendel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Felix 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 64, MWV O 14)

 

정만섭 마르치의 특징은 발굴하면 할수록 여러가지를 잘한다는 데 있습니다. 연대 음악 소품도 잘하고 고전, 낭만 등 레파토리를 가리지 않습니다. 일찍 연주를 그만뒀지만 남아있는 레파토리 폭은 매우 넓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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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anna Martzy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4번 (Mozart: Violin Concertos)

 

정만섭 마르치는 모차르트도 잘했지만 베토벤도 특별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모차르트와는 다르게 프레이징이 근사하죠. 웅성거림 없이 정확하고 모던합니다. 지금 연주회장 다니는 음악애호가들이 미샤 엘만을 들으면 실망할텐데 마르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들어도 모던한 연주를 들려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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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a Martzy 베토벤 /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 요한나 마르치 (Beethoven: Violin Sonata No.8 Op.30-3 / Mozart: Violin Sonata No.24 KV.376)

 

정만섭 다음으로 들으실 곡은 안냐 타우어라는 첼리스트가 연주했습니다. 소개에 따르면 ‘한 줌의 레코딩’만 남아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레코딩이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안냐 타우어는 스물여덟에 상사병으로 자살을 합니다. 영화 같죠. 이번 음반은 체코 필하모닉과 한스 뮐러-크라이와 호흡을 맞췄는데 합치가 잘 되었습니다. 기념비적인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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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ja Thauer 안냐 타우어 -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Dvorak: Cello Concerto Op.104)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밀스타인의 LP는 새로 발매된 걸 제외하고는 상당히 비쌉니다. 소품집이 많지도 않고요. 이작 펄만도 밀스타인을 최고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하는데, 실제로 무반주 소나타를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샤콘느 같은 곡도 밀스타인은 편하게 연주합니다. 콘서트 때 앵콜곡으로 연주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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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Milstein 나단 밀스타인 바이올린 명곡집 (Masterpieces for Violin and Orchestra)

 

마지막으로 들은 두 곡은 아르튀르 그뤼미오와 발터 클린이 연주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와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e단조였다. 정만섭 평론가는 가장 마지막으로 틀기 좋은 곡이 차이코스키 5번이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곡이 끝나고 나서도 참가자들은 턴테이블과 아날로그포닉의 LP를 구경하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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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Grumiaux / Walter Klien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집 - 아르투르 그뤼미오, 발터 클린 (Mozart: Great Sonatas for Violin And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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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ry Gergiev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 발레리 게르기에프, 빈 필하모닉 (Tchaikovsky: Symphony No.5 in E minor, O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