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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이야기

"소리를 알면 돈이된다"-[이코노미 조선]. <탄노이사운드>

chocho(조)의 탄노이(tannoy) 2020. 12. 22. 09:57

[이코노미조선]
음향·가전

소리를 알면 돈이 된다. 인간의 오감(五感) 중 하나인 청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가장 민감하고 섬세한 분야다. 음악은 물론 배경음도 인간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쳐 각인 효과와 암시 효과가 크다. 이에 따라 소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단으로 쓰이며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기업· 브랜드·제품·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용된다. 소리는 4차 산업혁명과도 관계가 깊다. 음성 인식 기술부터 기침 소리, 폭발음 등 다양한 소리를 인식하는 기술까지 과거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이 인공지능(AI) 발전과 함께 계속 열리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커버 스토리에서 소리를 알면 왜 돈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비즈니스 영역이 있으며, 앞으로 유망한 분야가 어디인지를 살펴봤다. 소리를 통해 경영 영감을 얻는 최고경영자(CEO)들 및 소리로 돈을 버는 현장의 이야기도 담았다. [편집자 주]

 

음향 산업은 소리 그 자체로 돈을 버는 분야다. 1926년 영국에서 설립된 음향 기기 제조사 탄노이와 1946년 미국에서 설립된 JBL 등 오랜 시간 사운드 고어(sound gore·음향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브랜드들은 매년 버전업 모델을 내놓는데, 가격은 스피커 한 조당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예를 들어 성인 남성의 키만 한 탄노이의 ‘웨스터민스터 로열’ 스피커의 가격은 5000만원가량이다. 전통의 오디오 명가들은 빈티지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탄노이가 1940년대 생산한 오토그라프 실버 유닛(스피커 중 소리가 나는 부분)은 생산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날이 갈수록 가격이 치솟는다. 중고 유닛 한 조 가격은 기본 1000만원부터 시작해 상태가 좋으면 수천만원에 달한다. 마니아들의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탄노이 나무 인클로저(소리통) 마감은 통의 울림을 최대한 활용한다. 과거에는 스피커를 전자 기기의 일종이 아닌 악기로 생각했는데, 이런 전통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탄노이의 이런 방침은 최근 업계 트렌드와는 다르다. JBL은 블루투스 스피커 및 게임용 음향 기기를 출시하는 등 변신에 적극적이다. 최근 JBL은 2만~20만원대의 다양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출시하며 젊은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JBL은 최근 미국 뉴욕 소호 거리에 브랜드 매장을 개장했는데, 다양한 스피커는 물론 헤드폰과 게임 관련 음향 제품까지 선보였다. 음향 업계에는 일종의 레트로 바람도 불고 있다. 미국 브랜드 보스는 20세기에 활동한 유명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를 기용한 앰프 광고를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아날로그 LP 음반 판매량이 늘면서 턴테이블도 새로 생산하고 있다. 전통적인 음향 산업 강호들도 변신에 한창인 것이다.

이 같은 변신은 하이엔드(초고가·고성능) 오디오 브랜드들도 예외는 아니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명사인 덴마크 뱅앤올룹슨(B&O) 등도 높은 콧대를 꺾고 헤드폰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창립 95주년 기념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 ‘베오플레이 H95’를 출시했다. 가격은 100만원이 넘는다.

뱅앤올룹슨(B&O)이 9월 출시한 ‘베오플레이 H95’ 헤드폰. / 뱅앤올룹슨

음향 기기 중 최근 가장 ‘핫’한 분야는 무선 이어폰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공룡 애플이 에어팟을 처음 소개한 2016년 100만 대 규모에 그쳤던 무선 이어폰 시장은 지난해 1억700만 대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2억2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9월 애플은 이어폰 단자를 없앤 ‘아이폰7’과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다. 애플은 지난해 2세대 에어팟과 프리미엄 제품 격인 에어팟 프로를 내놓았고 조만간 3세대 에어팟과 2세대 에어팟 프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출시 당시 ‘콩나물이나 담배꽁초 같다’는 조롱도 있었지만, 이제 무선 이어폰은 단순히 이어폰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삼성전자도 2019년 3월 ‘갤럭시 버즈’를 출시했고 올해는 강낭콩 모양의 ‘갤럭시 버즈 라이브’도 선보였다. 2019년 10월 ‘톤플러스 프리’로 무선 이어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LG전자는 최근 노이즈캔슬링(소음 차단) 기능을 탑재한 ‘톤프리’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화웨이·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무선 이어폰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7월 출시한 2020년형 사운드 바. / 각 사

◇삼성 vs LG 치열한 사운드 바 시장 쟁탈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홈 시어터 대중화가 가속하면서 대형 스크린 바로 아래 설치하는 음향 시스템인 사운드 바 시장 쟁탈전도 치열하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화질 경쟁을 넘어 소리 경쟁까지, 총성 없는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7월 말 프리미엄 사운드 바를 출시했다. 다른 사운드 바보다 50%가량 슬림해진 이 제품은 가장 얇은 부분이 19㎜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사운드’ 기능도 탑재돼 있어 스포츠 중계 등 영상 종류에 따라 맞춤형 소리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도 같은 달 프리미엄 사운드 바인 ‘Q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TV와 사운드 바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해 주는 ‘Q-심포니’ 기능이 내장돼 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운드 바 시장은 매년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400만 대 규모로 성장했고, 내년에는 5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초 기준 글로벌 사운드 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약 22%의 점유율로 LG전자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plus point

고깃집에 초고가 오디오 즐비한 까닭은

"보다 좋은 음향 기기를 통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미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10월 24일 밤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고깃집 ‘거부’에서 만난 이재성(50) 사장의 말이다. 거부는 한쪽 벽면에 대형 오디오 기기가 가득한 독특한 장소다. 오디오 가격만 억대다.

서울 마포에 있는 고깃집 ‘거부’의 이재성 사장이 본인이 개발한 오디오 기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문관 기자

이 사장은 그가 어릴 적 ‘잘사는 집’에 가면 들을 수 있었던 근사한 음악 소리에 빠져 자타가 공인하는 오디오 마니아가 됐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대부분 이른바 ‘바꿈질 병(중고 기기 교체)’에 걸리는데, 이 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2011년부터 매년 기기 40~50대가 식당을 들락거렸다"라고 했다.

이 사장은 수년 전 친분이 있는 음향 전문가들과 힘을 모아 ‘아베크(AVEC)’라는 오디오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최근에는 최신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기기를 제작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CD플레이어를 결합한 멀티 소스 기기다. 1000만원에 달하는 이 시제품을 최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등이 샀다고 한다.

이 사장은 "2018년 암 투병을 한 후 더 좋은 소리를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면서 "음악은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큰 감동을 주는 오디오 기기를 열심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선비즈>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