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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탐방

"오토그라프의" 제작에 관하여-장인 김박중

chocho(조)의 탄노이(tannoy) 2009. 12. 27. 14:17

2009년 3월 21일(토) 마석가구공단에 있는 김박중선생님의 제일-케스를 찾아갔다.

마치터널을 지나 약 500미터 내려가면 우측으로 마석가구공단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구공단 입구 화도농협건물을 바라보며 왼쪽길로 내려가면 삼거리 슈퍼를 지나 이발소 표시등이 보인다.

거기서 왼쪽으로 약 150m내려가면 제일-케스가 있다. 사전에 전화드린 덕분에 밖에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칠순이 가까워 오는데도 불구하고 정정하시다. 마침 오토그래프 한 조를 일본에서 주문한 것 끝내고 한숨 돌리려던 찰나라고 하셨다.

일본에서 꽤 많이 주문이 들어오는데 대부분 사양한다고 하신다. 나이도 있거니와 일년에 만들수 있는 양의 절반은 국내 오디오 애호가를 위해서 라고 하셨다. 오토그래프 만큼은 남 안시키고 혼자서 만든다고 하신다. 제작기간은 1개월 반. 1년에 10조 가량 된다고 하신다.

운좋게  내 차례가 된 셈이다. 더좋은 것은 스피커 그릴로 쓰는 천이 아주 비싼것이 딱 1조분만 남았는데 주겠다고 약속했다.

국산 천에 비해 10배나 비싸다고 한다. 행운이다. 나름 준비한 사양을 말씀드리고 작품하나 부탁하고 돌아왔다.

 

2009년 4월 11일(토) 오전 일찍 박카스 한 박스 들고 찾아갔다. 

탄노이 레드 네트워크 케이블이 짧아서 스피커 단자 위치를  정하기 위함이었다.

아직 자작나무 합판을 재단한 상태이다.

다음주에 오면 외관을 볼 수 있다고 하셨다.

 

2009년 4월 18일(토) 아침 먹자마자 시동걸어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김박중 선생님께 찾아갔다.

한창 뼈대가 제작되고 있어 다행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엄지손가락에 반창고가 붙어있어 여쭤보니 작업하다 손가락을 찧었다고 한다.

어르신께 고생을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으로 두고두고 아프다.

얼마나 정교하고도 섬세하게 작업을 하시는지 합판이 붙은 자리가 티도 안난다.

눈감고 감각으로 만져보면 한장짜리로 그냥 구부려 만든것처럼 자연스럽다.

어디가 들뜨거나 해서 틈새가 보이면 안된다고 하셨다. 맞는말이다. 실제로 와서 보니까 이토록 섬세하게 작업하고 계실줄이야.   

 

 

 

 

 

김박중 선생님의 모습이다. 여담이지만 박*스 드링크를 좋아하신다 한다. 힘드실때 한잔 하시면서..... 

 

 

조립은 잘라낸 합판을 접착시킨후 일정한 압력으로 고정시키는데 순서가 있다고 한다.

순서가 틀리면 나중에 안맞아서 삐뚤게 되고 ...억지로 맞추면 훗날 뒤틀어지고...한다고 한다.

도면만 있다고 아무나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것. 

도장이 원래 주특기 이므로 아무걱정 말라고 하신다.

 

 

 

 

 

5월 14일...약 2달간의 긴 작업을 마치고 인수받았다.(사장님께서 직접 배달해 주셨다)

 

 

자작나무 합판 재단, 샌딩, 접착, 도장, 유니트 부착 ...공정 공정마다 그간의 노하우가 베어 있으리라.

어느 부분부터 먼저 고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조립단계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도면만 있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노하우 일것이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오토그래프는 미송보다 훨씬 무겁다. 3명이서 들어야 한다고 한다. 확실히 전에 듣던 미송 오토보다 무겁다.

사장님의 경험에 의하면, 뒤로 돌아나오는 백로드형은 자작나무 합판이 좋고, 베이스 리플렉스형은 미송나무가 좋더라고 한다.

먼저 있던 벨베드르 12인치 레드를 옆으로 옮기고 주변을 대충 정리한다음 소리를 들어보았다.

전체를 휘감는 듯하면서 쿵하며 뚝떨어지는 베이스 소리와 소리결의 셈세함은 역시 15인치 레드답게 12인치와는 다른 스케일감이 느껴진다.

기존 오토그래프 그릴에 사용된 천은 백색으로 약간 두터워 고음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사장님께서 채택한 그릴의 천은

 1조 분만 있어 그야말로 아껴둔 천이다. 얇으면서 견고하고, 고운 망사형태로서 내부가 비쳐질정도로 고음이 손실없이 살아나는 것 같다. 

도장한지 며칠 안되어 집안에 페인트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2년은 기다려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에 쏙 든다. 감동이 밀려온다.

 

 

항간에는 오리지널 오토그래프와 김박중선생의 오토그래프를 놓고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박중 선생님께서는 30여년을 넘게 이 통을 제작해 왔고 오리지널 오토통 보다 김박중표 오토통이 더 많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오리지널 오토는 내부에 못질 해놨다고 한다....우리가 알다시피 대부분의 목공예 도사들은 못을 안쓴다.

못질을 한 것은 짧은 시간내  대량생산을 위함이었으리다.

나무 재질도 요즘 나오는 자작나무니, 미송이나 하는 것들과 다를 것이다.

세월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재질, 만듦새, 가공기술 등 당연히 동일한 소리가 될 수 없다.

내가 소유한 이 통은 김박중선생님의 30년 노하우가 베어 있는 장인정신으로 2달 동안 빚은 공예품이다. 

오리지널 오토그래프 소릴 들어보질 못해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서로 각자의 특징을 갖고 있으리.

그간 내가 개선하고 싶은 부분을 김사장님께 부탁드려 나만의 오토그래프이다. 

(좌우 대칭형으로 제작, 흡음제는 양모, 네트워크 케이블은 연장하지 않고 오리지널 케이블이 닿는 데까지를 기준으로 단자판 부착 등)

유니트 : 탄노이 15" 레드. Black Cap 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