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 탄노이(Tannoy)"에 대한 단상.-[탄노이 사운드]

chocho(조)의 탄노이(tannoy) 2013. 4. 2. 12:05
"Tannoy(탄노이)" 스피커의 기본적인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구조상 인클로우져의 공진을 적당히 이용한다는 점이며,   특히 "오토그라프", 'G.R.F'등의 경우에는 긴 미로를 타고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여음을 듣게 된다는 특징이 있고, 또하나는 2중동축형(Dual Concentric) 유닛을 말하는데, 기본적으로 우퍼의 가운데에 트위터가 위치한 2중 동축형 배치에 의하여   탄노이 특유의 '우퍼의 곡선형 콘'이 혼트위터의 역활및 혼의 연장면으로 작용하는 독특한 구조이며, 유닛 중심의 깊은곳으로 부터 뻗어나오는 고음은 직진성 또한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동축형 유닛은 'KEF의 Q시리즈'나 '젠센'등의 유닛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이지만, 이들은 단지 트위트를 우퍼의 중앙에 장착한 것일뿐이고, '우퍼의 콘'을 '트위터의 혼'으로 활용하는 구조는 탄노이의 '2중동축형" 유닛만의 독특한 구조로서 탄노이하면 '2중동축형" 유닛이 떠오를 만큼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위는 "모니터 실버"가 장착된 "오토그라프"이고, 아래는 "모니터 래드"가 장착된 "오토그라프" 입니다.

탄노이(Tannoy)에 대한 단상

탄노이라…. 소위 386세대인 우리 세대..  80년대, 90년대의 우리들에게는 탄노이라면 학생회관 감상실의 아련한 추억으로 아직 살아 남아 있다.

  

내가  대학에 처음 입학하였을 때는 감상실의 앞쪽 벽 좌우측으로 자그마한 JBL 스피커가 달려 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감상실에는 그 체구도 당당한 탄노이의 GRF Memory가 그 품격을 뽐내며 감상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앰프도 야마하 앰프로 바뀌었었고….
 
탄노이라 하면 스피커의 대명사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스피커 메이커의 명가인데, 현재 수많은 뛰어난 스피커 메이커에 밀려 그 자취가 희미해져 가고 있다.

  

탄노이 스피커의 기본적인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구조상 인클로우져의 공진을 적당히 이용한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동축형 유닛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동축형 유닛은 탄노이사의 독자적인 기술로서 탄노이의 가장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우퍼의 가운데에 트위터가 위치한 동축형 배치에 의하여 우퍼의 곡선형 콘이 트위터의 혼의 연장면으로 작용하는 독특한 구조이다. 일반적으로 동축형 유닛은 KEF의 Q시리즈나 젠센등의 유닛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이지만 우퍼의 콘을 트위터의 혼으로 활용하는 구조는 탄노이의 동축형 유닛만의 독특한 구조로서 탄노이하면 동축형 유닛이 떠오를 만큼 핵심적인 특징이다.

  

따라서 탄노이의 주력 스피커들은 거의 대부분 동축형 유닛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다른 스피커와는 달리 전면에 달랑 유닛 하나만이 달린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미국 등의 신예 스피커 회사들을 비롯해서 많은 스피커들이 멀티 유닛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에 적어도 저,중,고의 3웨이형을 사용하거나 북쉘프형의 경우 간단하게 중저역 유닛과 트위터의 2웨이형을 사용하며, 어떤 경우는 각각의 유닛을 보강하는 2,3중의 유닛을 사용하거나 액티브 라이에이터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한 별도의 음장형 우퍼나 트위터를 덧붙이기도 한다.
이러한 최신형 스피커에 비해 탄노이의 전통적인 스피커들은 동축형유닛을 달랑 하나만 사용하는 구조인데, 이러한 동축형 유닛과 인클로우져의 구조 특성이 바로 탄노이의 소리를 특징짓는 기본적인 원인이다.
 
그러면 탄노이가 동축형을 사용한 이유와 그 장단점은 무엇일까.
소위 가장 완전한 유닛이란 풀레인지로서 저,중,고역을 동일한 유닛에서 소리내는 것인데, 이 풀레인지라는 것은 기술적으로 무척 어려운 것으로 중역에 기본을 맞추기 때문에 저역과 고역이 부족하게 된다.
이를 개선하려면 각 영역대에 알맞은 저역, 중역, 고역의 유닛을 각각 사용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렇게 다른 유닛을 사용할 경우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각 유닛으로 입력되는 주파수를 분할하기 위한, 그리고 그 출력특성을 적당히 교차시키기 위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의 설계는 전기적인 콘덴서와 코일 그리고 저항으로 이루어진다. 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을 사용하면 이에 따른 각 유닛의 시간 일치특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또한 이질적인 유닛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음색간의 이질적인 특성을 조절하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또한 각 유닛이 거리가 떨어져서 생기는 point source가 아니라는 점도 또한 중요한 문제점이다. 즉 멀티유닛은 기본적인 구조상 멀티 포인트 소스로서 그 음원의 불일치에 의한 정위감의 상실이 가장 큰 단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멀티유닛의 정위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닛들이 동일한 지점에서 음이 나와야 하며, 이러한 원리에 의해 우퍼와 트위터를 동일 축상에서 결합한 것이 동축형 유닛이다. 감상실에 있던 탄노이 스피커의 중앙에 가느다란 검정 망 뒤쪽에 트위터가 우퍼와 동일한 축상에서 조합되어 있다.
이 동축형 구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트위터의 파형을 가장 음을 집중적으로 보낼 수 있는 혼형 스피커와 유사한 방법을 고안하여 우퍼콘의 곡선이 트위터의 혼 역할을 수행하게끔 만든 것이 탄노이의 독특한 동축형 구조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탄노이의 유닛은 멀티유닛이면서도 음상의 정위감을 향상하고자 우퍼와 트위터를 동일 축상에서 결합한 동축형 구조에다가 혼형의 장점까지 결합한 이상적인 유닛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완전한 것은 존재하지 않듯, 이 탄노이의 동축형 유닛도 단점이 존재하는데 일단 2웨이 구성이라 각 음역의 충실도가 높지 않을 수 있고, 우퍼의 콘이 진동하는 와중에 트위터의 고음이 이 우퍼콘의 가이드하에 통과하게 되므로 트위터음이 우퍼콘의 진동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문제였다. 탄노이의 경우 특히 저역이 풍성하긴 하지만 초저역의 밀집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어서 현대적인 하이파이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탄노이의 동축형 구조상에 트위터의 고음이 우퍼 콘의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을 피하기는 힘들며, 오히려 이것이 탄노이의 음을 특징지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족한 저역을 보충하고자 탄노이의 경우 매우 복잡한 인클로우져를 구성하고, 인클로우져의 공진을 가능한 한 억제하여 유닛의 음을 그대로 들려주어 음의 순도를 유지한다는 현대적인 스피커와는 정반대로 인클로우져의 진동을 적당히 이용하여 저역을 강화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클로우져의 공진의 영향이 음에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에 현대적인 스피커와는 다른 약간 불명료한 저역을 만들기 십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러한 약간은 불명료한 탄노이만의 채색이 실은 탄노이의 독특한 매력적인 음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다.

    

사실 어쩌면 이 글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바가 이러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좀 더 인클로우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 일반적인 인클로우져와는 달리 내부에 미로처럼 많은 음의 통로를 형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저역을 증폭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감상실에 있던 GRF Memory도 마찬가지로 우퍼의 뒷면에서 방사된 음이 미로와 같은 인클로우져의 긴 통로를 통과하여 양 측면 앞쪽을 통하여 저역을 방사하게 된다.
이러한 인클로우져의 구성은 사실 유닛의 성능이 약했던 초기 스피커에서 주로 사용하던 전통적인 방식인데 탄노이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현재까지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백로디드 혼형이라 불리는 구조를 통해 탄노이는 그들만의 가구적인 아름다운 형태의 스피커에다가 내부에 복잡한 미로형 혼을 구성하여 저역을 보강하고 인클로우져의 울림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자기들만의 미감을 형성하였던 것이다.
고전적인 명기인 오토그래프의 경우 내부의 백로디드 혼형 미로 구조의 인클로우져에다가 모서리 벽면도 이용하는 창의적인 구성을 자랑했으며, 80년대의 명기인 웨스트민스터의 경우 유닛 앞면에 쇼트혼 구성을 첨가한 올 혼형 구조(유닛의 콘을 이용한 트위터혼, 중역의 쇼트혼, 저역은 인클로우져의 백로디드혼)를 자랑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혼형 구조와 인클로우져의 울림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다.

   
흔히들 탄노이 소리는 답답하다고 한다. 이것은 탄노이를 좋아하는 애호가이든 싫어하는 애호가이든 공통적으로 하는 소리이다.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러한 평가는 당연한 것이다.

구조상 인클로우져의 울림을 이용하는 탄노이의 음은 현대적인 스피커와 같은 명료하고 정확한 음상을 줄 리 만무하다. 현대의 스피커의 정세하고 정확한 음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보면 탄노이의 음은 고리짝 시대의 곰팡내 나는 유물일 뿐이다.
따라서 탄노이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을 보고는 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라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현대의 하이파이 스피커를 추종하던 애호가들도 결국에는 빈티지로 귀착한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하이파이 스피커에서 보면 빈티지는 그야말로 엉망인 소리를 들려주는데도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소리가 아니라 음악적인 소리라는 측면이다. 탄노이를 좋아하는 애호가로서 탄노이의 스피커는 기술적 특성이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는 기기가 아닌 음악적인 특성이 뛰어난 기기라 생각한다.

 

여러 차례 인용된 바 있는 웨스트민스터의 명문에 있는 글을 음미해 보자.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 단순히 기계적인 접근만으로 음악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다. 음악은 반복적인 청취와 경험과 이에 따른 미감으로서 성숙된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되며,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이에 동의한다.
또한 탄노이사의 엔지니어들이 음악에 대한 자세에 경의를 표한다. 역시 콩 심은데 콩 난다는 말이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탄노이의 음은 여러 소리가 중첩된 소리로서 음의 순도면에서 따지면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처럼 여러 소리가 중첩된 소리를 애호가들은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애호가들은 화장이 진한 음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은 바로 인클로우져와 유닛의 울림이 중첩하는 구조를 가진 탄노이의 음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현인데, 이 진한 듯한 울림이 때로는 오래된 포도주 같은 진국의 맛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세계의 오묘함이라 할 수 있다.
오래된 포도주는 신선한 맛을 풍기지는 않으나 그 오묘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

   

내 경우 처음에는 탄노이의 Sterling으로 입문하게 되었는데, 왠지 설익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탄노이의 본질적인 음을 어느 정도 간직한 진한 울림이 좋았지만 설익은 포도주 맛이 들었기 때문에 가끔 귀에 거슬렸다. 처음 B&W로 오디오에 입문하였지만 너무 맑기만 하고 맛이 없는 소리가 거슬렸던 나는 탄노이의 진한 느낌으로 다가서게 된 것이었다.
비록 웨스터민스터등의 상급기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빈티지적인 성향에 기울게 된 나는 내 상황에 맞는 기기를 찾게 되었으며, 이윽고 아덴을 들여놓게 된다. 다른 애호가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는데, 이 아덴은 탄노이의 준 빈티지급의 스피커로서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인 기기이다.

   

이 아덴은 탄노이가 경영난으로 미국쪽에 진출하게 되었을 때, 북미시장에 주안점을 두고 만든 약간은 전통적인 라인에서는 빗겨난 플로워형의 아주 평범한 형태와 구성의 스피커이다. 그런데 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는 탄노이의 본질과는 많이 다르지 않고 또 약간은 미국적인 현대적인 측면도 간직한 특이한 기기이다.
보통 탄노이가에서 이름있는 것은 유닛으로서는 모니터시리즈의 동축형 15인치 유닛과 오토그래프를 들 수 있는데 애호가의 평가에 의하면 모니터 시리즈 블랙, 레드, 실버 중에 가장 현대적인 소리를 들려 주는 제품이 실버라고 한다.

   

모니터 실버는 소위 탄노이의 알텍이라 부르는 탄노이로서는 굉장히 개방적인 성향의 음을 들려준다는 점인데, 소위 모니터 실버를 장착한 오리지널 오토그래프를 최고의 탄노이 음이라 하였다. 탄노이의 음은 그 중첩된 켭켭의 소리로 인하여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에는 정말 따라올 스피커가 없을 정도라는 평이 일반적이지만 문제가 피아노에는 약하다는 것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스피커에는 상극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빈티지는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에 강하고 현대의 하이파이 스피커는 피아노에 강하다는 설이 있는데 어느 정도 이에 공감하고 있던 차였다. 문제는 모니터 실버의 가격이 유닛만 수 백만원을 홋가하는 골동품적인 제품이란 것이었고, 오리지널 오토그래프가 첨가된 기기는 찾기조차 힘든 제품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애호가의 평이 이 모니터 실버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 바로 탄노이 아덴이라는 것이다. 이 아덴은 탄노이의 고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데다 인클로우져의 특성이 미국쪽을 겨냥한 제품이라 피아노에도 두각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더구나 제일 중요한 점은 아주 저렴한 가격이었다. 150정도의 중고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이 제품은 중고 빈티지로는 탄노이스럽지 못한 부분 때문에 저평가된 제품이었고 따라서 아주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바로 내가 찾는 가장 이상적인 제품임이 분명하였다. 그래서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탄노이 스털링에서 다운 그레이드(?)하여 탄노이 아덴을 중고 시장에서 구입하였다. 한 애호가가 처분한 제품이었는데 오리지널 인클로우져에 구형 제품이었다.
  
여러분들이 혹시 구입하게 된다면 반드시 오리지널 인클로우져에 구형 제품이어야만 한다. 인클로우져는 탄노이의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서 아덴의 경우 인클로우져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만든 인클로우저는 오리지널 소리를 들려 줄 수 없다는 것이 애호가의 조언이었다.
(이 때문에 난 감상실에 있던 탄노이 GRF Memory가 오리지널 인클로우져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그리고 구형유닛이어야지만 동축형 유닛의 마그넷의 재질이 알니코로서 더 빈티지적인 소리를 들려준다고 한다.

   

마그넷 재질로는 알니코와 페라이트 그리고 네오듐등이 있는데, 빈티지는 거의 알니코를 사용하고 현대적인 스피커는 페라이트를 사용한다. 네오듐은 트위터에 보통 사용하는 재질이다. 마그넷 재질이 뭐 음에 영향을 미칠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마그넷이란 음을 방사하는 콘에 붙은 구동코일에 진동을 주는 힘을 만들어 내는 근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보통 빈티지의 알니코 유닛은 매끄럽고 펀치력있으며 유연한 음을 준다고 하고, 많이 사용하는 페라이트는 달콤하지만 약간 푸석한 특성을 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구별할 수는 없지만 오래 들어보면 이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 게 된다.
하여튼 매끄럽고 유연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 즉 잘 익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알니코 유닛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실제 아덴을 들여다 놓고 처음 소리를 들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정말 설익은 소리와 잘 익은 소리란 어떤 차이가 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앰프도 매우 중요한데 이것은 또 나름대로 복잡한 관계로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하여튼 이 아덴 시스템이 들려주는 소리는 빈티지라는 느낌을 주면서도 특성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도 별로 들지 않았다.
탄노이의 저역이야 약간 벙벙거리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잘 제동되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풍성하게 펼쳐지는 저역이 15인치 우퍼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듯했다. 중고역의 음은 현 소리란 어때야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었다. 보통 현소리의 경우 왠만큼 유연하지 않고는 귀에 거슬리기 십상인데 이 아덴이 보여주는 현은 매끄럽고 거친 부분이 잘 다듬어져 있으며 마치 기름이 칠해져 있는 듯한 소리에 매우 짙은, 숙성한 포도주같은 느낌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스털링에 비해서는 마치 아이와 어른과 같은 느낌이었다.
 
현재는 음악보다는 다른 곳에 신경 쓰느라 아덴을 그냥 놀리고 있는 상황이다. 간혹 영화볼 때 쓰는 경우가 많다. 음악에서 멀어지면서 아덴과 그 일행의 실력을 그냥 썩히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탄노이가 나한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결국 음악이 나한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는 질문과 같다.
기술적인 접근 만으로 음악이든 영상이든 아니면 사람이든 그 본질에 도달할 수는 없다고 본다.
부단한 경험과 애정 그리고 뭔가 본질에 대한 진지한 성찰만이 그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3-08-05 Dr. Sung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BlackTig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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